2020년 1월 20일 열린 제 4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뮤지컬 <호프 : 읽히지 않은 책과 읽히지 않은 인생>(이하 <호프>)가 최다 부문 수상과 동시에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뮤지컬 <호프>는 현대 문학의 거장 요제프 클라인의 미발표 원고를 둘러싼 이스라엘 국립 도서관과 78세 노파 에바 호프의 재판을 다루고 있다.

재판이 진행되면서 평생 원고만을 지켜온 호프의 인생 또한 무대 위에서 흘러간다.
이 나이 많은 할머니의 이야기는 한국뮤지컬어워즈 13개 부문에 노미네이트되며 최다 부문 노미네이트를 자랑했다. 뿐만 아니라 시상식에서 대상을 비롯해 총 8개 부문에서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입증하였다. 

뮤지컬 <호프>가 큰 성과를 거둔 것은 작품 내적으로는 물론 외적으로도 큰 의의를 가진다. 먼저 <호프>의 주인공이 나이 많은 여성이라는 점이다.

흔히 '여성서사극'이라고 불리는 작품이 많지 않을 뿐더러 나이까지 많은 할머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이 대상을 수상했다는 점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여기에 더해 뮤지컬 <호프> 제작에 참여한 스태프가 전원 여성이었다는 말이 매니아층에 알려지며 공연계에서 여성의 활동이 점점 더 빛을 발하고 있다는 의견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호프>의 스태프들은 전원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연습실에 모이면 남성 배우들을 제외하고 모두 여성이었다고 한다.

<호프>의 대상 수상을 작품 부문의 역대 수상작들에 이어 여성의 입지를 확보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제 2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는 대상 후보에 두 개의 여성 주연 뮤지컬이 노미네이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두 작품 모두 대상을 수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제 3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는 뮤지컬 <레드북>이 작품상을,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가 소극장 뮤지컬상을 수상하며 여성서사극을 응원하던 관객들에게 기쁨을 안겼다.

이런 과정에 이어 올해 대상을 <호프>가 수상하며 과거에 비해 공연계에서 여성의 입지가 늘었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여기에 뮤지컬 <호프>의 제작사 R&D Works(알앤디웍스)는 2020년 11월에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호프>의 재연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여러 소식이 겹치면서 공연을 관람하지 못했던 사람들은 물론이고 초연 공연을 관람했던 사람들도 재연을 기다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국뮤지컬어워즈는 한국뮤지컬협회에서 주최하는 행사로, 전문가들의 심사와 매니아 투표단의 투표 결과를 반영하여 시상하는 형식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형식이 전문성은 물론이고 공연 소비층의 취향까지 반영하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뮤지컬 시상식이 되었다.

이런 시상식에서 <호프>의 최다 수상 및 대상 수상 소식은 그동안 부족했던 '여성서사극'에 대해 기대를 가지고 있던 관객들과 공연계에 종사하는 여성들에게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앞으로 여성 중심의 작품이 더욱 늘어나고 공연계에서 여성의 입지가 더욱 넓어지길 바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충분히 발전을 기대할 만한 결과이다.
<글=청소년기자단 김한솔 기자>  

*또 다른 여성서사극의 예시로 등장한 뮤지컬 <레드북>과 뮤지컬 <베르나르다 알바>에 대해서는 4월 기사에서 다루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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