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DC 코믹스의 첫 주자이자 할리 퀸의 진짜 이야기를 볼 수 있는 영화 ‘버즈 오브 프레이: 할리 퀸의 황홀한 해방’이 2월 5일에 개봉했다. 슈퍼 히어로 영화계의 첫 아시아계 여성 감독인 캐시 얀이 맡아 제작한 ‘버즈 오브 프레이’는 조커와 헤어지고 비로소 자유로워진 할리 퀸(마고 로비)이 자신을 노리는 빌런에 맞서 새로운 여성 히어로 팀을 조직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솔로 무비다.

영화에 등장하는 다른 주요 인물들은 헌트리스(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 블랙 카나리(저니 스몰렛), 르네 몬토야(로지 페레즈), 카산드라 케인(엘라 제이 바스 코)으로, 여성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할리 퀸은 배트맨이 티비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방영되던 때 조커의 부하 캐릭터인 엑스트라로 나오다가 점점 두각을 드러내며 정식 캐릭터로 고정된 케이스다. 애니메이션에서 조커가 아무도 하이에나에게 밥을 주지 않고, 자기 양말조차 어디 있는지 모르겠다고 소리치며 할리 퀸을 찾는 등 그는 조커 바라기, 조커 뒤치다꺼리 담당이었다. 헬기에서 떨어져도 살아남는 낙법, 싸울 때 도구를 잘 활용 한다는 장점 등이 있었지만 할리퀸을 얘기할 때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그의 ‘섹시함’과 ‘외모’였다. 할리 퀸은 조커가 때려도, 누구를 유혹해라, 누구와 자라 등 그를 성노예로 이용해도, 사랑하기 때문에 꽃 한 송이만 주면 화도 내지 않고 다시 돌아온다는 캐릭터성을 보유하고 있었다.

할리 퀸의 변화 과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첫 번째는 마블 코믹스 뉴 52사건 전의 할리 퀸이다. 뉴 52란 디씨 코믹스에서 진행한 리부트이자 세계관 재정입 프로젝트로, 기존에 있던 캐릭터들의 설정과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탈바꿈한 프로젝트다. 이때 할리 퀸은 빨간색과 검정색의 딱 달라붙는 광대 옷을 입은 가장 처음의 모습에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분홍색과 파란색의 양갈래 머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가장 최근의 모습인 ‘버즈 오브 프레이’의 할리 퀸은 조커가 없으니 지켜줄 이 하나 없는 약한 꼬맹이일 뿐이라는 소리를 듣지만, 본인의 시그니처 헤어스타일이던 긴 양갈래 머리를 짧게 자르고 여성 캐릭터들과 연대하며 관객들에게 이전과 다른 새롭고 다양한 모습을 보여준다.

감독 캐시 얀은 “연약하고 불완전하면서 동시에 강인한 여성들이 마침내는 무언가 이루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개인이 시련을 겪을 때 연대하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 영화의 중요한 메시지다.”라고 강조했다.

할리 퀸은 첫 여성 성소수자 히어로이다. 마고 로비는 인터뷰에서 포이즌 아이비와 영화를 찍고 싶다고 말했다. “코믹스에서 포이즌 아이비와 할리퀸의 관계성이너 무 좋다. 어떤 코믹스에서는 둘이 사귀고 어떤 코믹스에서는 친구로 나오지만 어떤 식으로 나오든 그 둘이 함께 나오는 게 좋다. 나중에는 할리 퀸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다루고 싶다.” 이어 “버즈 오브 프레이에서는 할리 퀸의 연애에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 로맨스 영화를 만드려는 게 아니었고, 그 부분이 흥미로웠다. 여성 배우들로만 이뤄진 캐스팅이 독특한 연대감을 형성했다. 영화계에서 여성 배우만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빨리 친해졌고 다양한 차원에서 서로를 지지했다.”라고 설명했다.

메리 엘리자베스 윈스티드는 “많은 여성들이 같은 마음으로 영화를 완성했다는 것이 뿌듯하다”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마침내 조커의 그림자에서 벗어난 할리 퀸. 앞으로의 여성 히어로 영화가 기대된다.


<글=청소년기자단 박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