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제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한해였다. 민족문제연구소(이하 민문연) 부천지부가 2006년 3·1절 태극기 걸개행사에 이어 13년만인 3월 24일에 시민이 참여하는 '부천의 3·1운동 재현행사'를 주관하였다.
 

2019년 3월 24일 진행된 '부천의 3·1운동 재현행사'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

 
2019년은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이하여 이를 기념하고 의미를 되새기기는 다양한 행사와 공연 그리고 학술대회가 전국적으로 진행되었다. 서울에서 시작된 3·1운동은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지역마다 날짜가 다르게 다양한 모습으로 전개되었으므로 지방정부는 각 지역의 특징을 살린 3·1운동을 재현하는 역사문화행사를 진행하였다.

민문연의 전국의 지부들은 지방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각 지역의 '3·1운동 재현행사'를 주관하였는데 고양파주지부의 '행주산성나루터 선상만세운동', 전북지부의 3월 13일 신흥학교, 기전학교 학생, 공립보통학교 학생, 천도교도들이 참여한 전주에서의 '만세운동', 충남지부의 '천안 아우내장터만세운동 재현행사' 등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부천시가 부천의 3·1운동을 기념하지 않는다? 
전국적으로 재현행사가 진행되므로 부천도 당연히 부천만의 '3·1운동 재현행사'가 진행되는 줄 알았다. 부천시 차원의 재현행사가 준비되고 있는지 알아보는 가운데 안중근공원에서의 '3·1절 기념행사'만 있지 부천의 '3·1운동 재현행사'는 없다는 것을 알았다.

아쉬웠던 것은 담당공무원들이 부천의 3·1운동에 대해 전혀모른다는 것이였으며, 잘 알려지지 않은 부천의 3·1운동을 굳이 기념해야하는지 의심을 한다는 것이다. 알려지지 않으면 유명하지 않은 것이고, 유명하지 않으면 할필요가 없다고 들려 부천시민으로서 실망을 하게 되었다.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특별한 해에 부천의 3·1운동을 기념하지 않는다는 것은 부천역사를 발굴하여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알리는 좋은 기회를 잃는 것과 같은 것이며 부천의 역사를 주도적으로 연구하고 활동하고 있는 민문연 부천지부가 이를 진행하지 않으면 부천지부의 존재를 부정하는 상황에까지 생각되어 부천지역의 시민사회 선배들께 도움을 청했다. 

부천의 3·1운동은 3월 24일 소사리독립만세운동이다. 
부천의 원로와 시민사회 대표님들이 도와주시다
먼저 부천의 향토사를 연구하시는 양경직선생을 찾아뵙고 부천시사에 수록되어 있는 부천의 3·1운동인 <계남면사무소 습격사건>과 같은날 밤에 이루어진 <소사리독립만세운동>의 자료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부천시민연합 백선기 전 대표를 찾아 뵙고 시민사회 원로들과 대표님들께 도움을 청하는 방법을 배웠다.

설연휴가 끝난 2월 초에 조찬간담회를 진행하였는데  영담스님, 허원배목사, 송양권목사 등 종교계 원로, 김명원도의원 등 정치계, 그리고 이희선대표, 손인환원장, 박미현부천시민연합대표, 민문연 부천지부의 우인회 전 지부장, 최일남 전 지부장, 이택규목사, 박종현한국노총위원장 노동계, 박희주작가 등 부천을 대표하시는 많은분들이 참석해주었다.

부천의 3·1운동은 3월 24일에 일어난 '계남면사무소 습격사건'과 '소사리독립만세운동'이므로 2019년에는 반드시 '부천시 독립운동재현행사'를 진행해야한다는 의견을 모아주었으며 이를 계기로 부천시는 시민사회의 의견을 존중하여 후원을 해주었다.  

민문연 부천지부, 부천민예총, 부천시민연합 등 세단체를 중심으로 45일 동안 '부천시독립운동재현행사'를 준비하였다. 낮에는 직장에 퇴근후에는 거의 매일 2~3시간씩 모여 회의를 진행하였으며 부천교육지청의 공문을 발송 협조를 받아 부천관내 초중고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도움을 청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부천시자원봉사센타를 통해 학생들의 자원봉사자 참여를 진행하였다. 그리고 10개 단체는 부스를 운영하여 각 단체별로 참여한 시민과 학생들이 문화예술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용하였다.
 

2019년 3월 24일 진행된 '부천의 3·1운동 재현행사'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

 
중앙공원에서 이희선대표의 주관으로 '<대한독립 만세운동> 붓글씨쓰기 행사'를 진행하였으며 중앙공원에 모인 1200여명의 시민분들은 이마트를 거쳐 길주로로 시청을 한바퀴 도는 대한독립만세를 외치며 행진을 하였다.

수많은 깃발을 들고 북, 장구 등 다양하게 어우러져서 재현행사의 분위기는 절정을 이루었다. 일제의 억압과 폭정을 물리치고 자주독립을 쟁취하고자하신 우리 부천 선조들의 열망을 느끼기에 충분하였다.
 

2019년 3월 24일 진행된 '부천의 3·1운동 재현행사'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

 
일본헌병, 시대복을 입고 태극기를 흔들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 운영 등 재현행사에 참여한 학생들에게는 역사공부이고 체험이고 추억이라고 생각하여 이 행사를 진행하기를 잘했다고 생각이 들었다. 

재현행사를 통해 '부천의 3·1운동'은 시민곁으로 돌아왔으며 부천의 항일독립운동을 생각할 수 있는 큰 전환점을 맞이하였다. 재현행사를 중심으로 노래, 춤, 연주, 그림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진행되므로 이러한 행사가 진정 시민들이 만들고 시민들이 참여하는 부천만의 역사문화행사가 아닌지 생각하게 되었다. 이러한 뜻깊은 행사도 코로나로 다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가 극복되고 내년부터는 부천의 독립운동재현행사가 다시 진행되길 기대해 본다.

박종선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장

박종선 : 부천상동시장에서 한약방을 운영하고 있으며 3대 대한한약사회 이사(2006~07년), 부천허준약초학교장(2014~현재), 부천상동종합복지관 운영위원(2015~2021), 가톨릭대학교 약학대학 약학석사(2016~20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부천시협의회 국민소통분과위원장(2019~21년),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 사무국장을 거쳐 2017년 부터 지부장, 2021년 부터 민주평통 부천시협의회 간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