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베가 귀여운 이야기.

범람하는 ‘양산형 로맨스물’일 것 같은 도입부지만, 나는 삶의 위로가 필요할 때, 동기가 필요할 때 이 책을 펼쳐본다. <여생, 너와 나의 이야기>는 대학에서 처음 만나 이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울메이트’가 된 슛뚜, 히조 두 여성의 인생 전반(;여생)과 서로의 유대관계를 다루고 있는 에세이이다.

책의 목차가 매우 독특했다. ‘술 한 잔의 치기. 술 두 잔의 그림자. 술 세 잔의 사색. 술 네 잔의 염원. 술 다섯 잔의 동화.’ 이렇게 5개의 큼직한 목차가 있고 그 아래로 세부적인 목차가 나뉜다.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친한 친구와 술을 마시며 얘기를 하는 분위기로 진행된다. 진솔하고 담백하다. 두 명의 여자의 인생에서 공감을 얻을 수 있고, 동기와 희망을 얻을 수 있으며, 같이 분노할 수 있다.

이 후기에서는 특히 첫 장 ‘술 한 잔의 치기’를 소개한다.

‘술 한 잔의 치기’는 슛뚜와 히조의 첫 만남을 그린다. 대학의 부조리함과 가혹행위에 지친 슛뚜, MT에 참여하지 못한 이후로 대학 내에서 소외되어 갔던 히조. 이 둘의 대학교 4년을 생생하게 표현한다. 특히 히조의 이야기가 생생하다. 히조는 대학교에 합격하고 무려 6년동안 미술학원 아르바이트를 했다. 학기 중에는 수업 5분 전에 재료들을 가방에 쓸어 담고 곧장 학원으로 가서 아이들을 가르쳐야 했고, 방학 중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학원에 있어야 했다. 학원 특성상 주말에도 쉼은 없었다. 그 엄청난 일을 감당해야만 했던 이유는 시급이라는 현실적인 이유가 컸다. 과제가 산처럼 불어나고, 그에 따라 재료비도 늘어나는 고학년이 될수록 한정된 시간에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일이 필요했고, 미술학원 그 조건에 잘 맞았기 때문이다.

돈으로 시간을 못 산다고 누가 그랬던가. 돈이 있다면, 재료비 걱정 없이 온전히 나의 시간을 나를 위해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그럴 겨를이 없고, 또 많은 사람이 ‘돈이 없는 사람’을 이해하지 못한다. 특히 책에서 슛뚜 작가가 2학년 선배에게 아르바이트를 하는 사람들은 어떡하냐고 묻자 돌아온 대답이 기억난다. "못하지. 5월까지는 알바할 생각하지 마." 이러한 치열한 하루하루 속에서 서로의 유대관계는 깊어진다. 그러던 중 슛뚜의 제안으로 둘은 유럽 여행을 가게 된다. 소호, 런던 등을 돌아다니며 대학 생활에 지친 자신에게 쉼을 불어 넣어주고 둘의 유대관계가 깊어지는 과정을 생생하게 묘사한다. 유럽 여행 마지막 날에 슛뚜 작가가 히조 작가에게 한 말이 인상 깊었다.
이 책은 본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출판된 독립출판물이었다. ‘딥앤와이드’는 이 책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자 기성출판물로 판매하고자 했고 7월 16일, 공식 출판을 했다. 책 뒷부분으로 가면 비단 사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비혼여성, 페미니즘 등 곱씹어 생각해보면 좋은 주제들도 많이 다루고 있다. 출판사 이름(딥앤와이드)처럼 깊으면서도 넓은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에세이라고 생각한다. 슛뚜와 히조가 유명한 유튜버인 만큼, 평소 그들에게 관심있었던 이, 삶의 희망과 동기를 얻고 싶은 이, 비혼여성과 비혼메이트에 대해 생각하는 이, 그리고 비단 여성 뿐만 아니라 남성에게까지- 누구에게나 도움이 될 수 있는 좋은 에세이라고 생각한다.

<여생 너와 나의 이야기>는 교보문고, YES24 등에서 구매할 수 있다.
<글 = 청소년기자단 채윤성 기자>
*본 기사는 딥앤와이드로부터 책을 협찬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