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9일 아침, 무안국제공항의 활주로 인근에 비극이 내려앉았다. 태국 방콕에서 출발해 무안국제공항으로 향하던 제주항공 2216편 여객기가 착륙 시도 중 추락한 것이다. 추운 겨울 아침, 조종석에서 활주로를 향해 최선을 다했을 조종사들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날만 손꼽아 기다렸던 승객들의 모습을 상상하면 마음이 아프다. 사고로 탑승객 181명 중 179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은 대한민국 항공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날로 기록되었다.
 

항공사고의 현장모습 재현이미지

 

"왜?"라는 물음은 반복된다

사고 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명확한 답은 없다. 국토교통부와 항공안전당국은 기체 결함, 조종사 과실, 그리고 공항 시설의 문제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현지 목격자들은 사고 직전 항공기의 비정상적인 움직임을 목격했다고 증언했으며, 무안국제공항의 착륙 유도 시스템의 상태 또한 조사 대상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무안국제공항의 특수한 위치와 날씨 조건이 사고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겨울철 한반도 서남부는 종종 강풍과 안개로 인해 항공기 운항에 어려움을 겪는다. 당시의 기상 기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악천후가 착륙 시도에 변수로 작용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유족들이 남긴 절규

사고 직후 공항 대기실과 병원으로 달려온 유족들은 충격 속에서 눈물을 쏟았다. “어젯밤까지도 통화했어요. 방콕에서 가족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이라고, 기념품도 사왔다고 했는데…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어요.” 한 여성은 기자 앞에서 흐느끼며 말했다. 사고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돕던 구급대원들조차 무거운 침묵 속에서 고개를 떨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너무 없었습니다. 이미 늦었어요…”라는 한 구급대원의 말은 참혹했던 현장의 모습을 짐작게 한다.

무안국제공항, 그리고 지역의 아픔

무안국제공항은 최근 활성화 정책으로 새로운 국제 노선을 확대하며 성장 가능성을 키우고 있었다. 방콕 노선은 이번 달 초에 취항한 새로운 노선 중 하나였다. 지역 경제와 여행산업의 활기를 기대하던 전라남도와 무안 지역 주민들에게 이번 사고는 단순한 항공 사고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무안공항을 믿고 비행기를 탄 사람들이었어요. 이건 공항과 지역 모두의 책임입니다.” 공항 근처 주민 김영수 씨는 사고 소식을 전하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번 사고는 지역 활성화 노력에 큰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다. 공항 운영 정상화와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과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사고의 교훈을 바탕으로 모든 항공 여객의 안전을 다시금 점검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이미지출처: MSN.com

 
과거의 그림자

이번 사고는 1993년 전라남도 목포공항 인근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733편 추락 사고와 닮아 있다. 당시에도 조종사의 무리한 착륙 시도가 원인으로 지목되었으며, 68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 사고 이후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얼마나 더 나아졌는가? 기술의 발전에도 불구하고, 결국 인간의 실수와 시스템의 허점이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한다.

남겨진 자들의 몫

비극의 현장에는 생존자 두 명이 있다.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진 이들은 여전히 의식을 찾지 못한 상태다. 생존자 구조 소식을 들은 가족들은 한 줄기 희망을 붙잡으며 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들의 회복이 이루어진다면, 살아남은 이들의 증언은 사고 원인 규명에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다.

무안국제공항의 하늘에 피어오른 연기는 이 땅의 모든 이들에게 깊은 슬픔과 숙제를 남겼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었고, 누군가는 안전 시스템을 다시 점검해야 하며, 누군가는 이 비극을 기억하며 더 나은 내일을 만들어야 한다. 사고를 통해 배운 교훈이 다시는 잊히지 않기를 바라며,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

백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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