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먹거리 ‘목이버섯’을 재배하는 착한농부들

이번에 협동조합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우리 버섯협동조합 이사장이 농장에서 일하다가 발목을 다쳤는데, 그 빈 자리를 조합원이 조금씩 나눴습니다.
 

▲왼 발 바깥쪽 인대가 늘어났어요 <사진 = 한효석(착한농부협동조합 이사장)>

원래 우리 착한농부협동조합은 조합원이 6명이고요. 이사장이 목이버섯 농사를 주로 전담하였습니다. 농장을 관리하고, 버섯 생육을 살피고, 세척하고 출하하는 일을 맡았구요.

다른 조합원들이 버섯 주문을 받고 회계를 맡아 택배 발송을 의뢰하고 있어요. 이사장을 빼고 조합원들이 생업이 따로 있어서 틈나는 대로 이사장이 맡은 일을 평소에 조금씩 나눠 하고 있지요.

귀농, 귀촌에서 협업을 고려하지 않으면 실패하기 쉽습니다. 농사는 허드렛 일에서 전문적인 일까지 아주 다양한 일에, 엄청난 노동력이 투입됩니다. 어린아이 손조차 아쉬운 때가 많아요.

더구나 그 노동이 회사 또는 제조업처럼 일정한 것이 아니에요. 씨를 뿌리거나 수확하는 것처럼 몇 일 몇 날을 집중적으로 일해야 할 때가 있고, 어떤 때는 펑펑 노는 날도 있어요.

옛날에 두레라는 것이 있어서, 평소 공동으로 협업하여 노동력을 서로 꿔주고 나중에 돌려받았습니다. 그래야 다른 사람을 사지 않고, 자기 노동력만으로 1년 농사를 지을 수 있었던 겁니다.

그러니 오늘날 귀농, 귀촌을 하게되면 포클레인이 있는 이웃, 트랙터가 있는 이웃이 반가울 수밖에 없죠. 물론 공짜가 아니지만, 가까이 있으니 비교적 쉽게 이용할 수 있거든요. 그러려면 나도 수지침을 놓거나, 보일러를 고치는 재주가 있어야 이웃을 도와주거나, 이웃과 잘 어울릴 수 있습니다.

특히 귀농, 귀촌은 나 혼자 하는게 아니라서 가족을 설득하지 못하면 이미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어요. 그래도 귀농 귀촌을 해야 한다면 협동조합을 만들든지, 주변에서 협동조합 정신(두레)에 동의하는 사람을 찾아야 해요. 크고작은 일을 모두 돈을 줘가며 할 수가 없어요.

이번 같은 경우 일반 농사꾼이었다면 밭에 남은 농작물을 포기해야 했고, 이미 수확한 농작물도 어쩌지 못했을 거예요. /사람을 사서 대신 시켜도 일이 서투르고, 하루종일 할 일도 아닌데 어쩔수 없어서 고용한 것이라서 인건비가 만만치 않았을 겁니다. 우리는 협동조합이라서, 이런 위기 상황에서 그 장점을 잘 발휘했습니다.
 

▲발목을 다친 이사장은 조합원을 말로만 시켜먹고, 운전하는 조합원 옆에서 스마트폰만 들여다 봅니다. ㅋㅋㅋ <사진 = 한효석(착한농부협동조합 이사장)>

<글= 한효석(착한농부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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