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평론 "조선의 마음"
천우희, 송해진 작사 / 이병훈 작곡 / 천우희 노래

조선의 마음
 

천우희, 송해진 작사/ 이병훈 작곡/ 천우희 노래


홀로 메마른 들판 위에 기댈 것 하나 없이

외로이 서 있네 못다 핀 꽃 한 송이

기나긴 어둠 속에 태양은 뜨지 않아

힘겨운 하루하루 눈물만 흐르네

 

눈물아 비 되어라 서글픈 세월 맘 적셔다오

아 아 침묵아 이제 천둥이 되라

숨죽인 저 대지를 흔들어 다오

설움아 너는 폭풍이 되라

눈 감은 하늘을 모두 잠 깨워 다오

 

비는 기약 없는 비는 가여운 이 땅을 기어이 버리는가

눈 감은 하늘이여 메마른 폐허 위에

핏물보다 더 붉은 눈물이 흐르네 서러운 눈물이여

 

영화 해어화를 보았다. 해어화란 말을 알아듣는 꽃이라는 뜻이다. 비록 기생이지만 시와 음악과 무용 등 예술을 이해하는 기생이라는 의미로 쓰였다. 1943년 일제 시대 마지막 남은 경성 제일의 기생학교 ‘대성권번’에서 예인으로 성장한 소율과 연희의 파란만장한 스토리를 다룬 영화가 ‘해어화’이다. 이 영화는 사랑의 삼각관계에서 비극으로 끝난 영화이고, 둘 다 뛰어난 가창력을 지닌 가수 였다. 소율은 어머니로부터 정가의 탁월한 창법을 물려받은 소유자이고, 연희는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이곳에 들어 왔지만 그녀의 노래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묘한 매력이 있었다.

 

둘 다 기생학교 선생님의 총애를 받으며 성장했다. 소율은 그 당시 최고의 작곡가와 연인 관계에 있었고, 연희는 소율과 가장 친한 친구였다. 그 당시 최고의 가수는 이난영선생님이었다. 우연한 기회에 작곡가 윤우(유연석)는 소율에게 이난영선생님을 만나게 해 주었고, 이 자리에서 정가를 구성지게 불러서 이난영선생님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공연장에서 정작 노래를 불러 달라는 요청한 것은 연희였다. 그 후에 작곡가 윤우는 연희에게 조선의 마음을 불러달라는 요청을 듣고 이것을 수락한다.

 

해어화의 핵심 내용은 인간은 사랑할 대상이 있고, 자신의 재능을 살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인정받을 때 진정으로 삶의 보람과 행복을 누리며 살 수 있다는 의미를 가르쳐 주는 영화이다. 그러나 이 세 가지 조건이 무너지면서 어떠한 비극이 일어나는지를 보여 주는 영화다. 영화 평론이 아니기에 이 정도만 하고 가요 평론을 해 본다.

이제 이 영화의 주제곡 ‘조선의 마음’을 평론해 보려고 한다. 조선의 마음은 이 세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가요를 평론해 보려고 하는 것이다. 그 당시는 식민지로 국가 없는 설움이었다면 지금은 국가는 있지만 참된 민족정신이 없고 참 교육과 지도자가 없어서 갈등과 방황하는 이 민족의 아픔이 서로 교차하고 있기에 이것을 평론으로 풀어보려 하는 것이다.

 

+홀로+

홀로, 인생은 부모와 또한 이웃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즉 인간은 홀로 가기보다는 누군가와 함께 가는 것이다. 그러나 정작 정상적으로 인생길을 가려면 누군가를 의지해서 가기 보다는 스스로 홀로 가야 하는 것이다. 인생은 함께 가는 길이지만 결국 홀로 가는 것이 진정한 인생길이다.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하는 인생은 누군가에 끌려가는 종속된 인생이다. 그대는 홀로 갈 준비가 되어 있는가.

 

+메마른 들판 위에+

인생길에서 금수저들에게는 모두가 우물과 숲이 우거진 낙원에 산다고 생각하지만 그들도 홀로 서야할 시간이 오면 어김없이, 메마른 들판 위에 자신이 서 있다는 자각이 오는 시간이 있다. 아무도, 누구도 나 자신의 입장과 처지를 공감하며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처절히 깨닫고 홀로 메마른 들판 위에 있다는 자각이 있을 때 비로소 자기 자신의 인생은 시작되는 것이다. 극도의 질병에 있을 때, 남이 모르는 극심한 정신의 고통을 느낄 때가 그렇다. 그 전에는 다 남의 인생 위에 자신이 있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하고 살아온 것일 뿐이다. 메마른 들판 위에 서야 진정한 인생을 안다고 할 수 있다.

 

정신적으로도 메마른 들판 이고, 마음으로도 메마른 들판이며, 영적으로도 공허한 자신을 발견하는 시작 점, 그곳이 바로 자기 자신과 진실로 마주하는 홀로 메마른 들판 위에 선 위대한 자각의 순간이기도 한 것이다. 이 시기는 누구에게나 오지만 이 시기가 너무 늦으면 자기 성찰과 자기 깨달음을 얻을 기회를 놓치고 말수도 있다. 결국 자녀로 홀로서기, 부모로 홀로서기, 인간으로 홀로서기, 영적 인간으로 홀로서기 등이 안될 때 오는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메마른 들판에 홀로서서 자기를 진적으로 성찰하는 기회가 와야 참 인간으로 거듭나는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기댈 것 하나 없이 외로이 서 있네 못다 핀 꽃 한 송이+

인간에게 기댈 것은 두 가지 뿐이다. 하나는 거짓 자아를 기대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내 안에 잠든 참 나를 의지하는 것이다. 거짓 자아를 의지하면 고난, 슬픔, 괴로움이 죽을 때까지 계속 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참 나에 의지해도 고난, 슬픔, 괴로움이 똑같이 오지만 그것을 극복하는 힘이 내면에 있음을 알고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또 참 나를 의지하면 그 힘이 점점 커져서 내면에 놀라운 평화가 임한다는 사실이다. 이것이 그대가 기댈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봐야 하는 진정한 이유이다.

 

돈, 지식, 건강, 재능, 권력 등을 다 가져도 결국 갖지 못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이 내면에 잠든 참 나이며, 참 나의 영혼이다. 참 나가 없으면 다 가져도 다 헛되며 무익하다는 사실을 언젠가는 깨닫게 되어 있다. 이것이 기댈 것 하나 없다는 의미이고 진실로 외로움을 느끼는 시간이다. 늙으면 진정 고독한 시간이 온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참 나와 마주하지 못한 이유로 느끼는 진정한 고독함이다. 그러나 내면의 나를 만난 사람은 그 안에 평화가 가득하기에 평안의 삶을 누리는 것이다.

 

+못다 핀 꽃 한 송이+

인생은 꽃 한 송이를 피우는 것이다. 그 한송이 꽃은 무엇인가. 인성의 꽃, 지성의 꽃, 감성의 꽃, 영성의 꽃, 재능의 꽃을 피우는 것이다. 이 꽃은 개인이 피워야할 아름다운 꽃이다. 또 국가적으로는 사명의 꽃이 있다. 대한민국은 지구촌 지상천국의 사명을 이루는 꽃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피워야 할 꽃이다. 그러나 이 꽃이 아직 피기도 전에 말라버리고 있다. 누가 다시 이 나무에 물을 주고 좋은 토양을 만들어 못다 핀 꽃 한 송이를 피울 것인가. 이것이 우리에게 남겨진 안타까운 과제이다.

 

+기나긴 어둠 속에 태양은 뜨지 않아+

일제 36년은 독립되지 못한 식민지의 어둠이 계속되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내 안에 영혼의 태양이 뜨지 않아서 그 기나긴 어둠은 계속된다는 사실이다. 가난의 어둠, 무지의 어둠, 식민지의 어둠, 절망의 어둠, 폭압의 어둠, 비민주화의 어둠 등 어둠의 종류와 그 수는 상당히 많다. 그러나 가장 큰 어둠은 내면의 영혼에 빛이 없는 어둠이다. 그 잠든 내면의 태양이 떠올라야 인간은 비로소 만족과 안도감을 얻을 수 있다. 진리의 태양, 욕망이 아닌 온전한 사랑의 태양, 깨달음의 태양, 영혼의 태양이 우리 안에서 떠올라야 비로소 어둠은 사라지는 것이다.

 

+힘겨운 하루하루 눈물만 흐르네+

돈 없고, 빽 없고, 재능 없고, 지식과 지혜가 없고, 내면에 영혼의 빛이 없다면 그는 누가 되었든지 힘겨운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아무리 그가 겉으로 부요하고 좋아 보여도 사실 깊은 맥락에서 보면 모두 다 안타깝고 불쌍한 존재들이다. 다만 술에 취해서 그것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일 뿐이다. 그러니 인간은 누구나 서로 서로 불쌍히 여기며 살아야 할 것이다.

 

+비는 기약 없는 비는 가여운 이 땅을 기어이 버리는가+

이제 군중은 천둥과 번개를 치며 대 폭풍이 일어나야 하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가엾은 이 가여운 땅, 당신의 땅을 기어이 버림받게 할 수도 있음을 고백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자기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자 그 달란트는 대한민국으로 오고 말았다. 하지만 대한민국도 자기의 영적 사명을 감당하지 못한다면 기어이 다시 버림받고 말 것이니 이를 어찌할 것인가, 애처롭게 부르짖고 있다. 버림받고 말 것인가. 아니면 사명을 감당하여 지구촌 평화를 완성할 것인가. 우리에게 묻고 있다. 우리는 지금 위험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눈 감은 하늘이여 메마른 폐허 위에 핏물보다 더 붉은 눈물이 흐르네+

눈 감은 하늘은 두 종류이다. 하나는 천지를 주관하시는 창조주께서 인간들이 진실로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눈 감고 계신 상황이며, 다른 하나는 인간이 이 모든 상황, 악행과 죄악에서도 전혀 반응하지 않고, 눈 감고 있는 속절없이 침묵만 하고 있는 인간 군상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메마른 폐허는 바로 우리 인간의 심령이 메마르고 폐허가 된 모양을 지칭하는 것이다. 사랑의 감성도 없고 세상의 문제를 본질에서 바라 볼 수 있는 지식과 지혜가 없는 메마르고 폐허가 된 인간의 마음과 정신을 말한다. 그런 곳에는 핏물보다 더 붉은 고통, 피해자들의 붉은 피가 강이 되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 피해자들의 가족들이 눈물이 피가 되어 흐르고 있는 것이다.

 

+눈물아 비 되어라 서글픈 세월 맘 적셔다오+

눈물이 비가 될 수는 없다. 다만 눈물이 비가 되는 경우가 있으니 내 눈물이 내 안의 영혼을 깨닫는 눈물이 될 때 그 눈물은 비가 되어 내릴 수 있다. 그 비는 세상에 있는 사람들에게 내려서 그들의 마음을 진정으로 위로해 줄 수 있는 것이다. 인간 내면의 아픔은 눈물이 되어 흐르고, 인간 외면의 아픔은 비가 되어 내리는 것이다. 일제의 크나큰 아픔을 비가 내려서 그 아픔을 자연도 모든 인간도 모두에게 적시고 공감해 달라는 것이다.

 

+아 아 침묵아 이제 천둥이 되라 숨죽인 저 대지를 흔들어 다오+

침묵이란 무엇인가. 무언가 아는 자가 침묵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진실과 진리를 아는 자가 침묵하고 있다. 정의를 알고 진실을 아는 자가 침묵을 하고 있다. 지식인이 알고 있고, 권력층이 알고 있지만 차마 그것을 말했다가는 자신에게 화가 임하고 인생의 낭패를 볼 수 있기에 침묵하고 있는 것이다. 4,19혁명은 그 진실을 아는 학생들이 주동이 되어 민주화를 이루고 새 역사를 창조한 것이다. 그래야 숨죽이고 있던 군중이라는 대지가 흔들리며 세상에 분출되는 것이다.

 

+설움아 너는 폭풍이 되라 눈감은 하늘을 모두 잠깨워 다오+

자유를 잃은 한 맺힌 설움은 이제 폭풍이 되어 나타나야 한다. 국가를 잃고 자유를 빼앗긴 엄청난 폭풍은 3,1운동의 엄청난 폭풍으로 나타났고, 그래서 식민지 억압에서 자유 대한민국을 위한 대폭풍이 한반도에 밀어 닥친 것이다. 그러면서 아직은 눈 감은 백성들도 있으니 그들도 이제는 잠에서 깨어나 자유 대한민국을 외치라는 절규이다. 식민지가 무너지고 권위주의 정권이 무너지는 것은 다 군중의 폭풍이 있을 때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 잠들어 있는 군중을 모두 다 깨우라는 염원이다.

 

인류는 자본주의 시대를 열었다. 하지만 아직 민주주의의 진실한 시대를 열지는 못했다. 이제 우리가 가야할 시대는 민주주의 시대이며, 그 시대를 넘어서 진리주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민주와 진리의 시대를 열어야 새로운 시대 지상천국의 시대가 올 수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 함께 그 위대한 시대를 열어 보는 것은 어떠하리오. 그래서 시성 타고르가 예언한 동방의 등불이 되어 다시 한 번 지구촌에 영원한 천국을 성취하자는 그 뜻을 이루어 보는 것은 어떠하리오. 내 그런 이유로 그대들에게 이 말씀을 전하는 것이외다. 침묵아 이제 천둥이 되라, 설움아 너는 폭풍이 되라 눈 감은 하늘을 모두 잠 깨우는 일이 지금 우리가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이 아니겠는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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