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번방 피해자 인터뷰, “피해자 76명, 말도 안 된다.”

입력 : 20.03.25 16:15|수정 : 20.03.25 16:15|청소년기자단(siwaha5938@gmail.com)|댓글 0
하루에 3명에서 10명까지 ‘스폰’ 제안…
아마 수십, 수백 명 있을 것…

지난 3월 22일 트위터에는 ‘N번방_피해자’라는 이름의 계정에서 피해 사실을 쓴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가해자의 수법, 가해자가 요구한 영상의 내용 등을 이야기하며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었다.  

생활비 때문에 조건만남을 하던 고등학생 피해자 A씨가 평소처럼 조건만남 글을 올리자 한 남성이 “스폰 알바 해볼래?”라며 말을 걸어왔다.

월 400만 원이라는 말에 얘기를 들어보겠다고 하자 남성은 ‘텔레그램’에서 얘기하자며 A씨를 자연스럽게 텔레그램으로 유도했고 텔레그램에서 남성은 자신이 주식을 하는 사람이라며 회사의 이름, 주식 현황, 주식 그래프 등을 A씨에게 보여주고 끈질기게 설득했다.

결국, A씨는 스폰에 응하겠다며 이름과 계좌를 알려주었고 남성은 예약 입금 사진을 보여주며 주식을 빼려면 5일 정도 시간이 필요하니 기다려 달라고 했고 사진을 통해 A씨가 자신을 신뢰하도록 유도한 것이다.

이후에도 A씨가 자신을 신뢰하게 만들려는 남성의 거짓말은 계속되었고 자위 영상을 보내라고 한 뒤, 모 씨가 영상을 보내자 주소를 묻고 그 주소로 아이폰을 주문한 사진을 A씨에게 보냈다.  

이를 시작으로 남성의 영상 요구는 계속되었고 점점 불안해진 A씨가 돈을 받고 영상을 보내면 안 되겠냐고 하자 남성은 공격적인 말투로 A씨에게 화를 냈고 A씨는 어쩔 수 없이 남성의 요구에 응했다. 그러다 돈을 주기로 약속한 날이 되어 A씨가 왜 돈을 주지 않냐고 하자 주식에 문제가 생겼다며 조금 더 기다려달라고 했다.

며칠이 지나도록 남성이 돈을 주지 않자 A씨가 또다시 돈을 요구했고 남성은 이때까지 보낸 영상을 다 가지고 있으니, “기어오르지 말라”며 협박했다. 며칠을 더 영상을 요구하던 남성은 어느 날 “영상 유포 한다 수고^^ 아 딸감 다 모았네^^ 난 딸 치러 간다! 수고”라는 채팅을 보낸다.

이에 A씨가 “네?? 아 제발 그러지 마세요 제발요 제가 죄송해요”라는 채팅을 보내자마자 방을 나갔다. 텔레그램 비밀방은 대화 내용을 캡처하는 것이 불가능하고 사진 저장, 영상 저장, 영상 캡처만 가능하기에 피해자가 방을 나가지 않아도 가해자가 방을 나가는 순간 대화 내용이 삭제되기 때문에 증거 확보가 매우 어려운 텔레그램의 기능을 가해자들이 악용하는 것이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글을 올린 A씨와 인터뷰를 진행했고 A씨의 증언에 따르면 "이런 사례는 절대 드물지 않다"며 "그런 식으로 (스폰 관련) 채팅이 오는 게 하루에 적게는 3개 많게는 10개씩 오는 편"이라고 했다.

그런 채팅들은 전부 성착취로 보면 되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N번방, 박사방 사건이 절대 소수 남성의 범죄일 수 없다는 것이다.  

조건만남 채팅은 하루에 40개 이상 온다며 그중 50~60%가 유부남이라는 충격적인 사실도 덧붙였다. 그들은 본인 스스로 유부남임을 밝히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또, A씨는 텔레그램으로 유도하는 채팅이 항상 같은 식으로 온다며 “스폰 알바 해보실래요?”, “월 ~~백 드립니다. 관심 있으면 연락 부탁드려요.”, “영상, 사진만 보내도 되는 스폰 입니다. 만나지는 않아서 간단한데 한 번 해보실래요?” 등을 예시로 들었다.

전부 돈이 부족한 여성, 청소년에게 솔깃할 수밖에 없는 제안이고 비슷한 패턴으로 보아 범죄 방법이 남성들 사이에서 공유되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볼 수 있다.  

A씨는 인터뷰에서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 "우린 잘못이 없으니 떳떳하게 허리 펴고 다니면 좋겠어요. 그리고 용기를 내어서 증언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다들 사랑하고 파이팅 하세요!”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또, 이 사건을 접한 사람들에게 “저희를 욕하고 비판하지 말아 주세요. 저희에게 무심코 툭 던진 말은 저희에게 너무나도 큰 상처가 됩니다. 정말 심장을 개미가 갉아 먹는 기분이에요 저희도 누구의 소중한 자식이고 딸입니다. 그러니 이쁜 말과 응원 부탁드려요. 그리고 저희 응원해 주시는 분들 너무나도 감사합니다. 저희의 희망 빛이 되어주셔서 너무나도 감사합니다.”라며 부탁과 감사를 표했다. 

N번방, 박사방 등 인터넷 성범죄는 그 처벌이 더 미루어져서는 안 된다. 피해자에게 ‘완전무결성’ 입증을 요구해서도 안 된다. 피해자가 무엇을 했든, 하지 않았든, 피해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에게 집중해야 한다. 사건 가해자들에게 무거운 처벌을 내리고 피해자들은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길 바란다.
<글=청소년기자단 전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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