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서신 3

약동하는 스무살 아들 친구들과
마당 잔디밭에서 장작 태우며
젊음이라는 것을 반추해 보았다
삼월이면
군대가는 친구가 있고
이제 대학 이학년에 올라가는 아이들이
싱그럽다
내 스무살엔 삼백예순날 술독에 빠져
검은돌 마을인 흑석黑石에서
이 술집, 저 술집 순례하며 보냈다
문학이 뭔지?
인생이 뭔지?
그때는 고독한 늑대가 되고 싶었다
그래서 늑대에 대한 시도 많이 썼는데...
그 시들은 어디로 갔는지
찾을 길이 없다 아깝다
추워진 날씨에 소주가 얼고 맥주가 얼어
참으로 맛난 술을 먹었다
아이들을 위해 화덕에 피워놓은 곳에
고구마를 풍덩 던져 놓았더니
그 맛이란...
지상의 것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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