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로부터 계시가 있었다
진달래 꽃망울을 닮으라
엄니 젖망울 닮은 그 꽃봉우리에서 
세상은 한 떨기 꽃으로 피어나느니
궁궁을을弓弓乙乙  휘돌아가는 한강물에 코 박고
한참을 견디다 보면 
물속 세상까지 훤하게 보이나니
개똥밭에 굴러다니는 진주가 보이고
죽창 들고 조선낫 들고 덤비다 보면
개골창에 처박힌 정의도 되살아나느니 

하늘로부터 음성이 있었다
미루적미루적 거리다가는 
찢어진 똥구멍 꼬맬날도 없으리니
천지개벽天地開闢하라
경천동지驚天動地하라
이빨 다 빠지고 턱만 남아도 
할 말은 해야 직성이 풀리나니
진달래 꽃망울처럼만 살아 숨쉴지니
세상 뽕다리 다리 치고 올라가 
세차게 깃발을 흔들어대면 
부서지고 자빠지고 뭉게지는 것들은
천국 문턱에 오르지 못하는 마음뿐
그만 작파하라 그만 속 끓여라 
나의 귀신鬼神이여
천지天地의 탯줄을 딸깍 끊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