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 가운데 상강[霜降]은 한로[寒露]와 입동[立冬] 사이의 절기다. 예전 보다 빠르게 찾아온 기온 변화로 강원도에서는 평년보다 빠른 얼음소식이 전해졌다. 중국에서는 입동 전까지를 3등분하여, 초후[初候]에는 승냥이가 산짐승을 잡을 때로, 중후[中候]에는 낙엽이 시작되고, 말후[末候]에는 겨울잠을 자는 벌레들이 땅속에 숨는 때라고 알려져 있다. 모두 동면[冬眠]을 준비하는 시기를 일컬음이다.

 

당현증 전 부천시의원 <사진=이음플러스뉴스 DB>

이름 하여 자연으로서의 침묵의 계절이 시작되는 시절이다. 침묵은 입을 다물고 조용히 있는 상태를 일컫는다. 봄부터 가을까지의 활동에 대한 소진[消盡]이며 새로운 봄을 준비하는 시작의 대비[對備]이기도 하다. 대 자연의 윤회를 뜻한다면 과언[過言]일까. 계절은 다시 오지만 인간의 삶은 일회성임을 일러주는 묵시[默示]일 런지도 모른다.

두 달 남짓한 올 한 해도 저물어 간다. 지난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 후 지금 정치권은 시끄럽고 어지럽다. 정당들은 국민을 핑계 삼고 빙자하여 아전인수[我田引水]가 그야말로 장관[壯觀]이다. 국민으로서는 침묵[沈默]을 넘어, 함묵[含默: 입을 다물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음]을 건너 암묵[暗默: 자기의 의사를 밖으로 나타내지 않음]을 지나 아묵[啞黙: 입을 다물고 조용히 있음]하지 않을 수 없어, 이제 뜬 눈마저 감아야 할 형편이다. 하여 지금쯤은 진정한 초인[超人]이 기다려지는 시절이다. 입동이 오기 전에....

처음 물소리가 멎었지
아니,
너무 많은 아우성에
분간이 어려웠던 거야  

그런데,
강이 깊어도
헛소리가 극성이라네
말이, 말이 아닌 게지

입을 다물어야
들을 수 있다지 않소.

아니,
벙어리가 되면
귀도 먹는 법이란 걸 모르오.

기다려 봐요
‘고도’는 아직
오지 않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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