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무빗: 모든 영화가 있는 곳] 5월호: 영화 '어떤 알고리즘'

한 달에 한 번 여성 감독이 만든, 여성이 주인공인 영화를 소개하는 ‘올무빗’입니다.

이번 5월에 소개해드릴 영화는 민미홍 감독의 <어떤 알고리즘>입니다. 2017년도 개봉한 <어떤 알고리즘>은 이주영 배우와 김윤지 배우, 전소니 배우가 출연한 퀴어 단편영화로 17회 한국 퀴어 영화제 (퀴프초이스) 수상을 하였습니다.

한 동성애자의 자살 이야기로 연극 준비가 한창인 여고 소극장. 대본을 쓴 지원은, 실제로 학교에서 소문이 자자한 레즈비언이자 연극의 주인공을 맡은 윤정에게 동성애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 자존심이 상한 지원은 또 다른 레즈비언이자 윤정의 옛 애인 민아에게 접근한다. 연극의 내용은 점점 '실제 레즈비언' 윤정과 민아의 이야기가 되어 가고, 지원은 민아와 지내며 알 수 없는 감정에 휩싸인다. <출처: 네이버 무비 포토>

퍼플레이 웹 매거진 퍼줌에서 밝힌 민미홍 감독의 <어떤 알고리즘> 제작기에 따르면 배우들의 시나리오 이해력이 엄청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 “넌 왜 머리가 짧아?”라는 김윤지 배우의 애드리브에 당황한 이주영 배우는 당시 실제로 웃음이 터졌다. 웃기만 했으면 NG가 났을 테지만, 이주영 배우는 웃으며 애드리브를 받아쳤다. 이 장면은 배우들이 시나리오에 대한 이해력 없이는 불가능한 신이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영화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얼마나 깊었을지도 예상이 가는데요.

- 한 번은 학교 신을 촬영하던 중이었다. 촬영 중 잠깐 쉬는 시간이 생겨 김윤지 배우에게 캠코더를 주며 이주영 배우를 찍어와 달라는 부탁을 했다. 그런데 캠코더를 들고 떠난 배우들이 1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았다. 하도 안 오길래 배우들을 찾으러 갔더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캠코더 촬영을 하고 있었다. 내려와서 찍은 영상을 확인해 봤는데 정말 좋았다. 영상 속에는 배우가 아닌 날 것 그대로의 지원과 민아가 있었다.-

지원: 너랑 김윤정 중에 누가 남자 역할이었어?
민아: (웃는다) 둘 다 여잔데 누가 남자 역할을 해?

동성애자의 이야기가 담긴 대본을 쓰면서 레즈비언 커플에게 남녀 역할이 나뉘어 있다는 편견을 가진 지원. 그런 지원을 볼 때 낯설지 않음을 느낀 건 저뿐만이 아니리라 생각합니다.

40분이라는 짧은 러닝 타임과 독특한 캠코더 촬영 장면이 눈에 띄는 영화 <어떤 알고리즘>

알고리즘은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절차, 방법, 명령어들의 집합을 뜻합니다. 영화의 제목이 '어떤 알고리즘'인 이유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어떤 알고리즘'은 5월 20일까지 ‘퍼플레이‘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고 하니 놓치지 마세요. 어떤 인물에 대입하여 보든 생각할 가치가 충분한 영화, <어떤 알고리즘>이었습니다.    
<글=청소년기자단 곽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