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효석] 아내가 죽어야 남편이 산다

입력 : 21.11.08 13:48|수정 : 21.11.08 13:48|한효석|댓글 0
오징어게임 6화 외국인 반응

아내가 죽어야 남편이 산다

오징어게임 6화 외국인 반응

6화에서는 2인 1조가 되어 구슬을 걸고 승부를 정하고, 패자가 죽어야 하는 게임인데요. 그래서 게임 참가자 절반이 죽습니다.

이 일화를 보며 많은 외국인 시청자가 오열하는 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와 있습니다. 그나마 생존을 기대했던 인물, 감정이 이입된 인물들이 예외없이 죽기 때문일 겁니다.

재난 같은 절박한 상황에서 여자, 아이, 노인은 구조 1순위에 들어갑니다. 배가 난파되었는데, 그 속에서 힘을 우선하여 삶을 다툰다면 동물세계와 다름없다고 보고, 문명세계는 약자를 먼저 배려해야 한다고 불문율로 약속한 셈입니다.

어느 나라의 선진 정도를 약자를 배려하는 수준으로 평가한다는 말에 제가 탄복한 적이 있습니다. 소수, 심지어 한 명을 위해 다수가 양보하는 나라가 선진국이라는 거죠.
그런 이치로, 성소수자와 외국인 노동자처럼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수준이 그 나라 선진 수준이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날 현실은 서구 선진국조차 여자, 아이, 외국인 노동자 희생을 딛고 사회를 지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6화에서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는 이유도 그걸 보았기 때문일 겁니다.
젊은 주인공은 아무도 짝이 되려하지 않는 노인을 배려하여 깐부가 되었고, 부부가 힘든 현실에서 서로 힘이 되고자 깐부가 되었으며, 소외받는 사람끼리 짝을 지어 현실 어려움을 극복하려 합니다. 외국인 노동자 알리는 똑똑하고 잘난 한국 지성인이 깐부가 되었을 때 무척 의지가 되었을 겁니다.

그런데 현실에서 결정적인 순간이 되었을 때, 이기적이고 남을 속이고 욕망을 지닌 사람이 살아남고, 사회적 약자가 희생됩니다. 깐부는 간데없이 여자도 죽고, 노인도 죽고, 아내가 죽고, 외국인 노동자도 죽습니다. 문명세계라고 스스로 위안해온 불문율이 지켜지지 않습니다.

한국 사람은 1997년 아이엠에프 사태 이후 그 사실을 절절히 알고 있는데, 서구 선진국 국민들은 오징어게임 6화를 보고 그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닫고 우는 것이 아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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