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나루에서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구정[음력]과 신정[양력] 사이에서 구분이 모호해 자못 갸우뚱거려 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린 시절에는 ‘설날’이라는 관습을 전통처럼 여겨 흥분 가운데 기다리고 즐겨왔기 때문이다. 신정은 일제의 압제가 가져온 아픈 결과였지만, 1989년부터 복원 되어 구정을 설날의 의미로 되찾게 되었다고 하니 다행이다.
늘 과거와의 단절은 잊혀지고 혹은 가리워져 망각 속으로 사라진다. 시절의 변화 속도는 미처 체득하기 전에 이미 과거가 되는 작금의 시대다. 흔히 아픈 과거가 기억 가운데 자리하면 내일보다는 어제 속에 굳어져 앞을 가리우고 미명으로 기운다.
그렇더라도, 텅 비울 수만 있다면 그 가능성은 오롯이 자리를 틀고 다시 시작을 잉태할 수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비로소 ‘내일’이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가야할 내일이 있다는 것이 곧 희망이 되는 것이다. 비움과 망각이 곧 채움과 역사의 시작이니,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되는 것’을 이름일 것이다. ‘설’을 ‘새밝’의 의미로 받아들여 설날의 어원을 ‘새밝날’로 해석하곤 한다. 하여, 설날은 ‘새로 밝아오는 날’이라는 희망과 미래를 지닌 뜻이 된다.
솟아오르는 해가
새삼 밝은 건 그대가
다시를 간직했다는 것.
새벽이 춥고도 어두운 건
한없는 기다림이
그 한계를 다했다는 것.
인내의 절벽 바로 앞에서
눈을 감으면
어려운 두려움도 무망한 것.
늘 바라보는 가없는 하늘을
채울 수 있는 허공은
결코, 무한한 가능[可能]인 것.
하여,
텅 빈 나루는 이제
가야만 할
뜨거운 시작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구정[음력]과 신정[양력] 사이에서 구분이 모호해 자못 갸우뚱거려 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어린 시절에는 ‘설날’이라는 관습을 전통처럼 여겨 흥분 가운데 기다리고 즐겨왔기 때문이다. 신정은 일제의 압제가 가져온 아픈 결과였지만, 1989년부터 복원 되어 구정을 설날의 의미로 되찾게 되었다고 하니 다행이다.
늘 과거와의 단절은 잊혀지고 혹은 가리워져 망각 속으로 사라진다. 시절의 변화 속도는 미처 체득하기 전에 이미 과거가 되는 작금의 시대다. 흔히 아픈 과거가 기억 가운데 자리하면 내일보다는 어제 속에 굳어져 앞을 가리우고 미명으로 기운다.
그렇더라도, 텅 비울 수만 있다면 그 가능성은 오롯이 자리를 틀고 다시 시작을 잉태할 수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비로소 ‘내일’이 의미를 지니는 것이다. 가야할 내일이 있다는 것이 곧 희망이 되는 것이다. 비움과 망각이 곧 채움과 역사의 시작이니,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되는 것’을 이름일 것이다. ‘설’을 ‘새밝’의 의미로 받아들여 설날의 어원을 ‘새밝날’로 해석하곤 한다. 하여, 설날은 ‘새로 밝아오는 날’이라는 희망과 미래를 지닌 뜻이 된다.
솟아오르는 해가
새삼 밝은 건 그대가
다시를 간직했다는 것.
새벽이 춥고도 어두운 건
한없는 기다림이
그 한계를 다했다는 것.
인내의 절벽 바로 앞에서
눈을 감으면
어려운 두려움도 무망한 것.
늘 바라보는 가없는 하늘을
채울 수 있는 허공은
결코, 무한한 가능[可能]인 것.
하여,
텅 빈 나루는 이제
가야만 할
뜨거운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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