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체인지’라는 제목의 교육기획프로그램을 TV에서 보았다. 첫 편은 학원을 끊고 자기주도학습을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과정을 보여주었고, 그 다음 편은 격리된 공부방에서 거실 공부방으로 공부하는 환경을 바꿔주는 교육프로그램이었다. 학생들은 자신이 원해서 학원을 가기보다는 부모님의 성화와 친구들에게 학업 경쟁에서 뒤쳐질까 염려해서 끌려다니는 것은 바람직한 교육이 아니다. 또 자기 공부방이 있어도 공부의 효율성이 낮다면 당연히 효율성이 높은 장소로 변화를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체인지 이 내용은 오늘 우리 교육의 현실과 문제점을 알려 주고 그 해결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교육방법론을 선물했다. 자기주도학습을 잘하는 학생은 공부에 있어서는 자존감을 갖게 된다. 결국 공부의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공부의 환경적인 변화가 공부에 재미를 느끼고 행복한 공부를 할 수 있다는 것도 학습의 자존감을 세워주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교육 노하우를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필자는 좀 더 깊은 교육의 뿌리를 보는 관점에서 교육을 재조명하고 싶어서 이 글을 쓰는 것이다. 이름하여 음양오행 공부법이다. 주역과 유교적 차원에서 나온 음양오행 공부법은 공부 방법을 가르치는 것보다는 교육의 본질을 알려주고 그 본질에 맞는 교육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말하는 것이다.

음양오행 공부법은 한마디로 仁義禮智信(인의예지신) 공부법이다. 오늘은 첫 편으로 仁의 공부법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한다. 인간은 자고로 공부를 해야 인간이 되는 것이다. 그냥 자연스레 놔두면 인간다운 인간이 되기 어려운 것이 사람의 본능이다. 결국 참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교육은 시작되는 것이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공부가 仁의 공부법이다.

仁의 공부법의 현대적 표현은 인성교육이고, 마음공부이며, 자신을 성찰하고 깨닫고 다스리는 공부법이다. 이 인의 공부가 모든 공부의 기초이며, 핵심이다. 인의 공부를 잘하면 모든 공부에서 탁월한 실력을 쌓을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되는 것이다. 현대의 교육과 공부는 외적이며, 과학적인 학문에 그 촛점이 맞추어져 있다. 하지만 참공부와 교육은 내적인 자기 성찰과 깨달음, 자기 다스림과 자기완성에 달려있다. 이런 인의 공부가 되지 않아서 세상은 혼탁하고 시끄러운 전쟁터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인의 공부법은 무엇인가. 네 가지가 있다.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이 그것이다. 먼저 측은지심이란 어리고 부족하고, 문제아나 문제를 보면 그것을 부모의 심정으로 지극히 안타깝고 측은히 여기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이런 측은지심은 저절로 생겨나지 않는다. 부모가 자신을 그렇게 바라보고 또 그런 교육을 겪으면서 보고 경험하고 배우는 것이다. 부모가 자녀를 말로 가르치기 보다는 삶의 본으로 가르칠 때 자녀는 측은지심을 생활 속에서 배우는 것이다.

측은지심의 예는 성경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 인’에 나온다. 길가에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강도를 만났다. 사제는 그 길을 가다가 그를 보고 피하여 지나갔고, 레위인도 그곳을 보고 피하여 지나갔다. 사마리아 사람은 거기 이르러 그를 불쌍히 여겨 상처를 싸매고 말에 태워 주막으로 가서 돌봐주었다. 이 중에 누가 강도 만난 자의 이웃이 되겠는가. 예수께서 한 율법사에게 참 이웃이 누구인지 가르쳐 주는 말씀이다. 사마리아인은 부모의 심정으로 그를 돌봐주었다. 비록 내 가족은 아니지만 이런 심정으로 산다면 그는 측은지심을 배운 것이다. 만약 측은지심을 배운 사람이 지구촌에 가득하다면 지상천국이 도래하지 않았을까요.

인의 두 번째 공부는 羞惡之心(수오지심)이다. 의롭지 못함을 부끄러워하고, 착하지 못함을 미워하는 마음이다. 수오지심을 가진 사람은 선행은 못한다고 해도 적어도 남에게 악을 행하지는 않는 것이다. 수오지심을 가진 사람은 행동을 하면서 법도와 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행동을 한다. 준법과 예만 갖춰도 세상은 상당히 평화로워질 것이다. 일본 사람은 남에게 절대 피해를 주지 말라는 율법을 귀에 못이 박히게 들어왔다. 그런 이유로 담배꽁초도 길가에 쉽게 버리지 않는 것이다. 이것이 수오지심의 시작이다.

인의 세 번째 공부는 辭讓之心(사양지심)이다. 이는 겸손하여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사람이며, 자신의 공을 기꺼이 남에게 양보할 줄 아는 미덕이다. 겸손과 양보는 세상을 밝게 하고 훈훈한 인심으로 세상을 따스하게 만드는 힘이다. 가정이 화목하고 훈훈하다면 연로한 부모의 재산으로 형제가 서로 싸우는 흉한 일들은 결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가난한 형제에게 더 많은 지분을 가지라고 형들이 서로 양보하고 말한다면 어떻게 형제의 난이 일어날 수 있을까요.

인의 네 번째 덕목은 是非之心(시비지심)이다. 자녀를 가르칠 때 무조건 칭찬만 하는 것은 바르게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자녀는 아직 무엇이 옳고 그른지 잘 모른다. 따라서 옳고 그름, 그것을 명확하게 가르치는 것이 교육의 기본이다. 율법의 십계명은 신앙인들이 기초적으로 알고 배우고 행동해야 할 최소한의 기초를 알려준 것이다. 옳고 그름을 알아야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분별하고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갓난 아기는 그것이 똥인지 된장인지 모르고 무조건 입으로 먹는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옳고 그름을 알고, 해야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구별하고 산다면 그는 이미 상당한 경지에 이른 것이다.

필자가 교육에 대한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필자가 잘나서 그런 것이 아니라 교육 전체의 그림을 보고자 했고, 그런 가운데 깨달은 교육의 작은 지침을 조금이나마 함께 나누고자 하는 것입니다. 인의예지신 공부법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나요. 그러면 답장으로 하트 하나 보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새해 복많이 지으시고 만사형통 하시길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