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 소년 노동자 사진을 내걸자, 홍준표가 "가난팔이, 감성팔이"를 한다고 비난했어요. 그러나 정작 본인도 어려운 집안에서 자랐다고 드러낸 적이 많아요. 우리나라 정치인이 흙수저인 것은 어느정도 자산인 셈이죠.

그래서 수많은 정치인이 선거때면 전통시장을 방문하여 어묵을 물고, 국밥을 먹고, 막걸리를 마시며 사진을 찍습니다. 이렇게 서민 정서를 이해한다는 식이죠.

저는 한때 김진숙이 대통령을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우리도 폴란드 바웬사, 남아공 만델라, 브라질 룰라처럼 어려움을 이긴 사람이 최고 지도자가 되어 서민들을 배려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물론 우리도 노무현처럼 상고를 졸업한 대통령이 있었는데, 막상 생각처럼 서민에 대한 배려가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서민들이 아직도 흙수저 지도자를 기대하는 것은 그런 실질적인 혜택보다, 맘에 위안을 얻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개천에서 용 난다는 희망조차 품을 수 없다면, 서민들 삶과 흙수저 자식들 미래가 너무나 처참할 것 같으니까요.

선린상고, 금오공고같은 실업계 고교는 한 때 영재가 가는 곳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웬만한 은행장들이 상고 졸업자였고, 공장 최고 책임자가 공고를 졸업한 기능보유자였어요. 그러나 대학을 좀 쉽게 들어갈 수 있던 1980년대부터 실업계고교는 공부 못하는 중학생이 가는 곳이 되었습니다.

물론 그때도 교사들은 공부가 인생 전부가 아니라고 하고, 행복이 성적순이 아니라고 말했지요. 그러나 그렇게 위로하는 교사들이 모두 대학 졸업자였지요. 설득력이 전혀 없었던 겁니다.

그러다가 2002년 노무현이 상고 출신으로 대통령에 당선되고 이해찬이 교육부장관이 되면서, 중학 졸업자 중에 실업계를 소신껏 지원하는 학생이 생겼습니다. 그덕에 지금은 인문계니 실업계니 편견이 거의 없어졌는데, 세태가 변하고 의식 수준이 높아진 것도 있지만, 그 씨앗은 노무현이었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이재명은 흙수저라는 자산을 잘 활용했으면 좋겠습니다. 비교적 꽃길만 걸어온 사람들은 이재명이 못 살아서 거칠고 쌍스럽기 때문에 목적을 위해 수단 방법을 안 가릴 것으로 봅니다. 지금 이재명을 공격하는 포인트가 대체로 그런 곳이지요.

그러나 사람 사는게 평탄하지 않은 걸 아는 사람들은 오히려 이재명이 바닥에서 어떻게든 바람직한 결실을 맺으려는 노정을 이해합니다.

태정태세문단세.. 예성연중인명선..
조선시대 성군은 몇 대 중에 하나가 겨우 있었지, 모든 임금이 성군은 아니었죠.
대한민국 국민인 우리는 대통령 출마자 중에서 그나마 맘에 드는 한 명에 투표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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