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의 의미
 

洪 聖 民

한국은 대학을 졸업한 인구가 전체 성인의 50퍼센트라고 한다. 이는 OECD회원국 중에 상위권인 5위에 해당한다. 캐나다 59%, 일본 52%, 룩셈부르크 51%, 이스라엘 50%이다. 한국은 1세부터 19세까지 인구를 대략 천만 명으로 잡으면 대략 사천만 명이 성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천만 명 중에서 절반이면 이천만 명이 대졸자라는 이야기다. 사실 이는 엄청난 숫자이다. 이들이 대학을 졸업은 했지만 대학을 졸업한 의미가 무엇인지 한번 생각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며칠 전에 동서대학의 디자인학과 권영걸석좌교수님이 재학생과의 대담에서 대학 졸업의 의미를 두 가지로 정리해 말씀해 주셨다. 하나는 대학은 전문가의 기초를 놓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성숙한 민주시민을 양성하는 것이다. 아주 심플하고 명쾌한 답변이다. 이 답변에 대해서 필자도 동의한다. 다만 이 대답을 좀 더 깊게 들여다 보려고 한다. 우리가 대학 졸업의 의미를 한번 심도 있게 생각해 보았는지 궁금하다. 그래서 오늘은 대학 졸업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고 한다.

우리가 현재 대학을 다니는 이유가 무엇일까. 미래의 직업을 찾기 위해서, 자신의 재능을 배우고 연마하여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인생의 의미를 배우고 깨달아 참 인간으로 성장하기 위해서 등이 대학을 다니는 이유가 될 것이다. 먼저 대학의 개념을 큰 틀에서 정의하면 이렇다.

‘대학이란 큰 학문을 배우고 깨달아 참 지성인이 되어 안으로는 자기완성과 원만한 가정을 이루고 밖으로는 성숙한 민주 시민이 되는 것이며, 또한 자신의 재능을 가지고 인류의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공부하는 최고의 교육기관이다.’(필자)

이 개념을 토대로 대학을 졸업한다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첫째 큰 학문을 배우고 깨달아 참 지성인이 되는 것,

둘째 배움을 통해 자기완성과 원만한 가정을 이루는 것,

셋째 성숙한 민주시민이 되는 것,

넷째 자신의 재능으로 인류에게 봉사적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다.

이런 교육이 되었을 때 우리는 대학을 졸업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했는데 이런 능력이 아직 없다면 우리는 아직 졸업장이 부끄러운 것이다.

1. 대학 졸업은 참 지성인을 양성하는 것이다.

먼저 큰 학문을 배우고 깨달아야 한다. 큰 학문이란 인문학, 자연과학, 철학, 진리학 등을 말한다. 논리학, 경제학, 정치학 등은 나무만 살피는 부분적인 지식이며 이는 작은 학문에 속한다. 인문학, 자연과학, 철학, 진리학 등은 전체를 보는 큰 지식이며 이는 큰 학문에 속한다. 물론 작은 학문도 잘 배우고 큰 학문도 잘 배워야 한다. 하지만 지성인이란 자기의 전공 학문도 알아야 하지만 전체를 보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학문의 전체 퍼즐을 볼 수 있을 때 어느 부분이 퍼즐에서 빠졌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참 지성인이란 부분을 보며 전체를 깨닫고 전체 속에서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를 통찰력을 통해 알 수 있는 사람이다. 참 지성인이란 그 지식을 아는 것에 머물지 않고 내면화해서 현실에서 적용하고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2. 대학 졸업이란 배움을 통한 자기완성과 원만한 가정을 이루는 것이다.

배운다는 것은 단순히 머리에 지식을 집어넣는 행위가 아니다. 그 지식과 배움이 내 삶 속에서 실제로 이루어질 때, 지성인이 되는 것이다. 즉 배움은 자기완성의 단계로 발전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머리로 배운 지식은 남을 판단하고 비난하며, 절대로 자기자신은 성찰하지 못한다. 오늘날 문제 있는 지식인 중에 자신은 안 보고 남탓만 하는 그런 사람이 많은 것을 보면 쉽게 이해가 갈 것이다. 참 지성인이 되려면 다음과 같은 바른 지식의 습득과정을 거쳐야 한다.

+ 지식 습득 + 내면 성찰 + 깨달음 + 내면 성숙 + 세상의 사건 + 문제의 본질 발견 + 해법 제시 + 문제 해결 (지성인의 팔 단계 학습과정)

많이 배운 사람들이 이 단계로 성숙되는 과정을 거치지 못했기 때문에 세상이 온통 시끄러운 것이다. 성숙된 민주시민이 없다면 아무리 좋은 지도자가 나와도 이 세상을 통치할 능력을 가질 수 없게 된다. 왜냐하면 본질과 중심의 문제가 아닌 작은 문제로 좋은 지도자를 무조건 거짓 선동으로 매도하기 때문이다. 결국 민주주의가 어디서든 바르고 깊게 뿌리 내리려면 성숙한 민주시민이 나와야 하는 것이다.

대학을 졸업했다는 것은 자기를 완성하려는 평생의 작업이다. 비록 온전히 완성은 못한다고 하더라도 자기완성을 향한 수행은 계속되어야 한다. 그런 태도와 결단이 인성적 소양을 갖추는 과정이 되는 것이다. 또한 대학을 졸업한다는 것은 원만한 가정생활을 이루는 것이다. 원만한 가정이란 부모님께 효도하고, 가정을 이루어 자녀를 바르게 양육하며,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의 삶을 잘 감당하는 것이다. 이것이 원만한 가정을 이룬다는 의미가 된다.

3. 대학 졸업이란 사회인의 일원으로 성숙한 민주시민이 되는 것이다.

성숙한 민주시민이란 자존심의 인생이 아닌 자존감 있는 인생을 말한다. 자존감 있는 인생이란 어떤 상황과 나쁜 조건이 닥치는 경우라도 이기적이며 사적인 잡다한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고 올바른 정체성으로 행동하는 사람을 말한다. 가정에서는 사랑과 신뢰의 삶을 살고, 직장과 사회에서는 책임과 배려와 나눔의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다. 국가를 위해서는 헌법의 정신으로 자유, 평등, 책임, 능력, 행복, 민주의 정신으로 행동하는 지성인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성숙한 민주시민의 삶이다. 결코 만만한 인생이 아니다.

세상의 지도자가 썩었다고 한다면 그 책임은 국민에게 있는 것이다. 지도자를 탓할 수는 없는 것이다. 내 자신이 그런 성숙한 민주시민이 되지 못했고 그런 지도자를 뽑지 못했으며, 그런 지도자를 양성하지 못한 책임이다. 그러니 누구를 탓할 수 있으랴. 따라서 성숙한 민주시민을 국민이 만들어 내지 못한다면 그 나라의 민주 국가는 요원한 것이다.

4. 대학졸업이란 자신의 재능으로 인류에게 봉사적 사명을 감당하는 것이다.

세상에는 다방면에 생활의 달인들이 많다. 대학에서는 재능과 학문의 달인을 많이 배출해야 한다. 즉 학문과 재능의 전문가를 양성하여 지구촌의 모든 문제를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다. 이상 기온, 환경 오염, 인구 문제, 인공지능을 통한 직업의 대 변혁 문제, 인권 문제, 자본주의 문제, 사회주의 문제, 민주주의 문제, 노인 문제, 종교간의 갈등 문제, 진리주의 문제 등 산적한 문제는 너무 많다. 이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재능과 학문의 전문가를 양성해야 하는 것이 대학의 책무이다. 지구촌의 다양한 문제 해결, 새로운 시대를 향한 준비 작업, 올바른 방향의 설정과 제도의 확립 등이 마련되어야 한다.

+결 론+

한국의 교육열은 그 어느 나라보다 더 뜨겁다. 하지만 그 열기는 양적인 열기와 자기자신의 성공에 맞추어져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제는 보다 근본적이고 질적인 대학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모든 국민과 교육 지도자와 모든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새로운 시대를 진단하고 예측하며 새로운 비전을 구축해야 한다.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이 문제를 깊이 논의해야 할 시기이다.

+ 교육이란 지식, 기술, 재능, 철학, 진리와 사랑을 배워서 인간과 자연과 하늘이 공존하고 상생하면서 참 생명으로 재창조되는 학습과정을 말한다. 새 시대 새로운 교육이 절실한 이유이다. 진추하의 졸업의 눈물을 선물로 보내 드리면서... 감사합니다.

https://youtu.be/wlFzJK6xve0

진추하의 졸업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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