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협동조합 이사회에서 결과에 불복하던 사람이 있었어요. 5대 2로 결정된 일을 두고, 2에 든 이사가 다섯 이사를 비상식적인 사람들로 비난했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다섯 명이 그 사람보다 나이가 많았고, 인생을 녹녹하게 살던 사람들도 아닌데요. 그 사람은 본인 판단만 상식이며, 다수 5표 판단이 자기 1표 판단만 못하다고 보는 거지요.

한 사람 또는 한두 사람이 의사 결정을 좌우하면 소수결입니다. 다수와 상의하지 않고 결단하려 합니다. 그래서 소수결은 권력을 뜻합니다.

다수결은 구성원이 논의 과정을 통해 갈등을 극복하고 다수결에 소수가 승복합니다. 구성원은 각자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권한을 행사합니다.

물론 술자리에서는 만취한 사람이 권력자입니다. 만취자가 우기면 다수가 어쩔 수 없이 따라갑니다. 어떤 사람은 채식(비건)을 내세우며 다수가 먹겠다는 메뉴를 모두 거부하더군요. 다수가 배려하는 것을 권력으로 착각하여 다수를 휘두르려는 거지요. 목사님 1표를 신도 100표가 못이기는 때가 많습니다.

민주주의가 성숙할수록 의사 결정에서 권력을 권한으로 바꿉니다. 성숙한 사회일수록 사람들에게 권력보다 권한을 부여하고 권한을 행사하는 과정까지 투명하게 공개하죠.
그래서 말인데요.

이제 우리도 소수에게 권력이 집중된 대통령제에서 벗어나, 다수결로 국론을 조율하는 내각제로 바꿀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