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라는 말을 들으면 아련한 추억이 되살아온다. 몇 십년 동안 제비라는 말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살아왔기 때문이다. 부천라는 도시 한복판에선 제비 한 마리 날지 않았다. 자동차들이 쌩쌩 달리고 가로수는 농약으로 범벅을 해놓으니까... 대장 들판도 별로 나가 보지 않아 제비라는 존재조차 잊고 지냈다.
대장 마루에 텃밭을 얻어 아욱을 심고, 고추를 심고, 들깨를 심기 시작하면서 제비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순전히 태평농법으로 농사를 지었기에 내가 짓던 밭에는 애벌레들이 득시글했다. 그렇다고 손을 일일이 잡을 수가 내버려 두었더니 심심찮게 제비들이 찾아와 애벌레들이 낚아채 갔다. 이렇게 낚아채 간 애벌레나 벌레들은 제비 새끼의 노란 입속으로 들어갔다.
그게 대장 마을 제비와의 인연이다. 대장 들판을 날아다니는 제비를 보면서 추억 속의 이야기 수십 수백 토막이 머리 속에서 물결이 쳤다. 당시 시골 초가집 처마에 제비집이 몇 개가 가지런히 있었고, 그 옆에 아버지가 쳐놓은 똥 받침대가 줄줄이 있었다.제비가 가져다주는 박씨가 있어 부자가 될 줄 알았다. 박씨는 없고 제비똥만 널려 있어도 행복했다. 마을에 있는 집들마다 제비들이 많았으니까.... 사다리를 놓고 제비알도 꺼내 만져보기도 했다.
행여 깨질세라 손바닥에 놓고는 얼마나 전전긍긍 했는지... 그런 다음 누가 볼세라 얼른 제비집에 넣어놓고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새끼가 태어날 즈음엔 아침부터 새끼들은 입을 쩍쩍 벌리며 요란스럽게 울어댔다. 먼저 먹이를 달라는 신호로 고개를 최대한 위로 뻗쳐 노란 입을 벌린 제비 새끼들이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었다.
대장 마을, 섬말에 가면 봄부터 그 귀여운 제비들을 만날 수 있다. 자신의 집을 용케도 알고 매년 찾아와 부서진 집을 수선하고 새롭게 알을 낳는다. 새로 난 새끼들을 데리고 강남 갔던 어미, 이제 어미가 되어 당당하게 찾아온 제비가 집을 짓기 시작한다.
하루 종일 일 하느라 허리 아파 잠시 쉴 참에 제비들 재재거리는 소리를 들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대장 들판을 새카맣게 물들며 날아다니던 제비들은 기대하지 않아도 하늘로 솟구치며 날아오르는 제비를 만나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대장 마을, 섬말에선 제비 모니터링이 진행된다. 몇 번이나 새끼를 낳아 어른으로 키워 내보내는지... 몇 마리가 부화하는지... 농약이나 다른 해로움에 시달리지는 않는지... 도시 오염에 제비들이 어떻게 버텨 나가는지... 그런 것들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꼼꼼하게 살핀다. 아니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제비들의 살아있는 생명이다. 얼마나 많은 제비들이 탄생해서 대장 마을, 섬말이 제비 마을로 재탄생될지 그게 중요하다.
대장 마을에선 제비축제도 벌인다. 아이들이 모여 제비 관련 그림도 그리고, 제비 관련 여러 행사들을 한다. 정말 제비가 대장 마을에 준 최후의 선물이다.
만약에 이 제비마저 사라져 버린다면 얼마나 삭막할 것인가! 대장 들판이 산업단지로 바뀌어 제비들이 먹이터를 잃어버리면 그들은 어디로 가서 새둥지를 틀 수 있을까?
대장 들판에선 우렁이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분들이 많다. 이들 덕분에 제비들이 싱싱한 먹이를 구할 수 있다. 가을이면 우렁이 알들도 빨갛게 여기저기에 낳아 신비함을 자아낸다. 우렁이는 알을 낳고 생명을 다한다.
하지만 제비는 새끼를 낳고도 팔년 정도를 더 산다. 사람의 목숨에 비하면 턱없이 짧지만 그 기간 동안에 부지런히 새끼를 낳아 기른다. 하지만 그동안 수많은 제비들이 목숨을 잃어야 했다. 농약 때문에... 도시 오염 때문에... 도시의 집들 때문에... 도시의 사람들 때문에...
제비의 어원은 ‘져비’이다. 조선 시대에는 꿀풀을 ‘져비’로 불리기도 했다. 제비가 지지배배 운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제비를 닮아서 제비꽃, 제비콩, 제비쑥, 제비추리, 제비초리, 제비나비, 제비갈매기, 제비족이 있다.
제비나비는 나비의 꼬리가 길게 내려와 있다. 그것이 제비 꼬리를 닮았다. 제비콩은 콩눈이 하얗게 생겼다. 제비 새끼 부리의 하얀 옆선을 닮아서 붙여졌다. 제비갈매기도 제비의 늘씬한 몸매를 닮아 붙여진 것이다. 제비처럼 날렵하고 멋진 몸매를 가진 사람을 물찬 제비라고 불렀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제비족은 이 날렵한 몸으로 온전히 여성들을 우려먹는데 쓰여 붙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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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 마루에 텃밭을 얻어 아욱을 심고, 고추를 심고, 들깨를 심기 시작하면서 제비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순전히 태평농법으로 농사를 지었기에 내가 짓던 밭에는 애벌레들이 득시글했다. 그렇다고 손을 일일이 잡을 수가 내버려 두었더니 심심찮게 제비들이 찾아와 애벌레들이 낚아채 갔다. 이렇게 낚아채 간 애벌레나 벌레들은 제비 새끼의 노란 입속으로 들어갔다.
그게 대장 마을 제비와의 인연이다. 대장 들판을 날아다니는 제비를 보면서 추억 속의 이야기 수십 수백 토막이 머리 속에서 물결이 쳤다. 당시 시골 초가집 처마에 제비집이 몇 개가 가지런히 있었고, 그 옆에 아버지가 쳐놓은 똥 받침대가 줄줄이 있었다.제비가 가져다주는 박씨가 있어 부자가 될 줄 알았다. 박씨는 없고 제비똥만 널려 있어도 행복했다. 마을에 있는 집들마다 제비들이 많았으니까.... 사다리를 놓고 제비알도 꺼내 만져보기도 했다.
행여 깨질세라 손바닥에 놓고는 얼마나 전전긍긍 했는지... 그런 다음 누가 볼세라 얼른 제비집에 넣어놓고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느라 가쁜 숨을 몰아 쉬고...
새끼가 태어날 즈음엔 아침부터 새끼들은 입을 쩍쩍 벌리며 요란스럽게 울어댔다. 먼저 먹이를 달라는 신호로 고개를 최대한 위로 뻗쳐 노란 입을 벌린 제비 새끼들이 그렇게 귀여울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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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일 하느라 허리 아파 잠시 쉴 참에 제비들 재재거리는 소리를 들으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대장 들판을 새카맣게 물들며 날아다니던 제비들은 기대하지 않아도 하늘로 솟구치며 날아오르는 제비를 만나면 그렇게 기쁠 수가 없다.
대장 마을, 섬말에선 제비 모니터링이 진행된다. 몇 번이나 새끼를 낳아 어른으로 키워 내보내는지... 몇 마리가 부화하는지... 농약이나 다른 해로움에 시달리지는 않는지... 도시 오염에 제비들이 어떻게 버텨 나가는지... 그런 것들을 꼼꼼하게 기록하고 꼼꼼하게 살핀다. 아니 그런 것들은 중요하지 않다. 제일 중요한 것은 제비들의 살아있는 생명이다. 얼마나 많은 제비들이 탄생해서 대장 마을, 섬말이 제비 마을로 재탄생될지 그게 중요하다.
대장 마을에선 제비축제도 벌인다. 아이들이 모여 제비 관련 그림도 그리고, 제비 관련 여러 행사들을 한다. 정말 제비가 대장 마을에 준 최후의 선물이다.
만약에 이 제비마저 사라져 버린다면 얼마나 삭막할 것인가! 대장 들판이 산업단지로 바뀌어 제비들이 먹이터를 잃어버리면 그들은 어디로 가서 새둥지를 틀 수 있을까?
대장 들판에선 우렁이 농법으로 농사를 짓는 분들이 많다. 이들 덕분에 제비들이 싱싱한 먹이를 구할 수 있다. 가을이면 우렁이 알들도 빨갛게 여기저기에 낳아 신비함을 자아낸다. 우렁이는 알을 낳고 생명을 다한다.
하지만 제비는 새끼를 낳고도 팔년 정도를 더 산다. 사람의 목숨에 비하면 턱없이 짧지만 그 기간 동안에 부지런히 새끼를 낳아 기른다. 하지만 그동안 수많은 제비들이 목숨을 잃어야 했다. 농약 때문에... 도시 오염 때문에... 도시의 집들 때문에... 도시의 사람들 때문에...
제비의 어원은 ‘져비’이다. 조선 시대에는 꿀풀을 ‘져비’로 불리기도 했다. 제비가 지지배배 운다고 해서 붙여진 것이다. 제비를 닮아서 제비꽃, 제비콩, 제비쑥, 제비추리, 제비초리, 제비나비, 제비갈매기, 제비족이 있다.
제비나비는 나비의 꼬리가 길게 내려와 있다. 그것이 제비 꼬리를 닮았다. 제비콩은 콩눈이 하얗게 생겼다. 제비 새끼 부리의 하얀 옆선을 닮아서 붙여졌다. 제비갈매기도 제비의 늘씬한 몸매를 닮아 붙여진 것이다. 제비처럼 날렵하고 멋진 몸매를 가진 사람을 물찬 제비라고 불렀다.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제비족은 이 날렵한 몸으로 온전히 여성들을 우려먹는데 쓰여 붙여졌다.
한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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